<말라노체(Mala Noche)> by Gus Van Sant, 1985
가끔은 나 혹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영화로 만날때가 있다.
<굿윌헌팅>을 만들었던 감독 구스 반 산트(Gus Van Sant)의 데뷔작 <말라노체>가
바로 그랬다.
영화속에 보이는 그들의 삶은
위험해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자신의 감정이 끌리는대로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닮고 싶게 하기도 했다.
항상 무엇인가에 얽매여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감추는데에만 익숙해져있는 우리에게, 특히 나에게
영화 <말라노체>는 그렇게 다가왔다.
많이 다르지만
프랑스에 이주해 살아가는 아랍 소년들의 방황을 다룬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의 <증오(La Haine)>를 생각나게 하기도 했던 이 영화의 주요 내용은
두 소년들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 이주해오게 되는데
동성애자이자만 백인인 한 미국인이
그 중 한 멕시코 소년(포스터의 주인공)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는데
이후 후 그들 세 명이 서로 소통하고 사랑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아마도 미국사회의 이면을
그리고 싶어했던 것으로 보이는 이 영화는
이 영화가 언급하고자 하는 동성애나 이민자 문제에 대해
직접 지적하거나 다루지는 않는다.
단순히 그러한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는,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그들의 삶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여러가지 면에서 유쾌하다.
그들은 감정이 이끌리는대로 행동하기에
막힘이나 숨겨짐이 없어
영화가 시원시원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며,
한편으로는 마치 사진이 찰칵찰칵 소리를 내며 찍히듯
단절된 이미지들이 한 컷 한 컷 넘어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스타카토처럼 영화는 이미지들을 톡톡 도려내어 이어 붙인다.
그래서 전체적인 서사구조의 생략이 많아,
서사가 단절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저예산으로 인해 많은 부분을 대사로 대신하기도 하지만,
그리고 화면이 어둡고 인물은 잘 안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조명의 훌륭함인지 저예산을 위한 것인지, 내 능력으론 알 수 없지만)
이것이 감독의 의도였던 저예산으로 어쩔 수 없느 것이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처럼 영화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스타일과 유쾌함 속에서 나 역시
한 번쯤 이 지극지긋한 일상을 벗어나서
그냥 저렇게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숏버스(Short bus)>,by 존 카메론 미첼, 2007
첫 장면에 등장하는 남자의 전신 누드부터 심상치 않았다.
나는 <색.계>를 보지 않았지만,
<색.계>를 보며 이렇게 야한 영화를 처음 봤다던 한 지인은
아마도 <솟버스>를 보면 기절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온갖 자위 장면, 집단 성교 장면, 동성애 등의
어른들이 보면 너무나 해괴망측해 차마 눈 떠고 볼 수 없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더욱 대단한 건
이런 장면들이 단순히 눈요깃거리가 아니라
영화가 그리고자 했던 것으로 보이는 그 무엇에 정확히 부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뭐..나도 전문분야가 아니라 자세히 설명은 못 하겠지만.;;;;;;;
영화는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성욕을 전공한 커플 상담가 혹은 섹스 상담가인 한 여성이 집단 성교장인
숏버스를 찾아 진정한 섹스와 소통의 의미를 찾아가고,
동성애자인 두 청년이 진정한 소통과 사랑을 찾아가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단순히 드러내기만 함으로서
사회의 금기를 깨뜨리고자 했던 <거짓말>(장선우)처럼
무모하거나 단순하지 않게,
수없이 노출하고 수없이 드러내고, (어떤 사람에게는) 수없이 징그럽고, 끔직하겠지만
그렇게 드러냄으로서
정말로 성과, 소통과, 사랑에 대해
진지한 고민들과 가치를 찾아가는 영화였지 않았나.
란 생각을 해봤다...
한국사람인 우리에겐, 특히 나에겐
더욱 머나먼 이야기처럼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새로 알게 된 사실.
이 영화의 감독 존 카메론 미첼의
이전작이자 데뷔작은 <헤드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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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표소앞(낮, 실외)
하이퍼텍 나다의 매표소 앞으로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다가간 나,
나 : (당당하게) 밀라노체랑 숏버스 한 장씩 주세요!
매표원 : (놀란듯이) 네..? 말라노체랑 숏버스요?
나 :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네...말..라노체랑 숏버스요..
이렇게 영화의 제목도 정확하게 몰랐을 정도로
영화의 감독이나 내용 등 전혀 사전 정보없이
오로지 나다의 선택만을 믿고 나다를 찾았던 내게
나다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앞으로 많은 프로그램이 남아있는데,
올해 많이 못봤던 영화에 대한 갈증들을
여기에서 좀 풀어봐야 겠다.
아래는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 프로그램이고,
가격은 6000원이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가서 열심히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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