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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活의 發見

한미FTA와 문화다양성

요즘은 조금씩 일하는 곳에서 인정을 받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단순한 업무들만을 처리했었다면,
원래 있던 홍보팀장님이 그만둔 이후
내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고,
몇 가지 일들에서 나의 능력을 보여주며
최근 두 달새 사무실내에서의 위상이 급상승했다.
다해봐야 겨우 4명이지만
요즘은 처장님도 주로 이런저런 일들을 나한테 믿고 맡기는 편이다.
그리고 소식지나 보도자료, 공문들을 쓰는 것도 거의 나의 일이 되었다.

최근에 처장님한테 요청이 들어온 글이 하나 있었는데,
방송과 콘텐츠 라는 계간지에서
한미FTA와 문화다양성에 관해 쓰면서
방송콘텐츠에 대한 언급도 해달라고 했다.
약 원고지 50장 분량의.
처장님이 그 글을 나한테 한 번 써보라고 했다.
내 스타일의 글은 아니지만,..
 

1. 무역과 문화다양성

한미FTA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협정을 주도하는 정부는 온 나라를 한미FTA 의 일방적 홍보물들로 뒤덮어놓았고, 반대하는 측들은 협정이 이미 체결되었음에도 강력한 비준저지투쟁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시끌벅적함 속에서 한 가지 잊혀져가고 있는 것이 있다. 이미 2년 전에 채택되었던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이다. 체결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반대한채 사실상의 만장일치로 채택됨으로써 문화분야에서 미국을 왕따시켰다는 이야기들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나,

이에 미국은 문화다양성을 지키려는 여러 나라들의 반대로 WTO나 DDA(도하개발의제)같은 다자간 협상에서는 다른 나라들의 문화시장 개방을 관철시키기 어려워지자 현재는 FTA(자유무역협정)같은 양자간 협정을 통해 상대국의 문화시장 개방을 각개격파 식으로 시도하고 있다. 한미FTA를 통한 한국의 스크린쿼터나 방송시장 개방문제 등도 이런 맥락 안에 놓여 있는 것이다.

 

2.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

이처럼 국제사회는 문화를 무역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문화를 지키는 것은 일반 상품처럼 단순히 한가지의 산업영역을 지키는 것이 아닌 그 공동체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3. 한미FTA와 문화다양성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렸던 한미FTA 문화분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종훈 수석대표는 의원들의 질의에서 문화분야에서는 우리 정부가 양보한 것이 많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물론 대신 다른 분야에서 협정의 균형을 맞추었다고 주장했지만, 문화가 과연 양보할 만한 것인가? 우리가 자동차 분야에서 몇 백억의 이익을 얻게 될테니 문화분야에서 몇 백억의 손해를 봐도 된다는 식의 협상태도가 과연 적절한 것인가?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국영화가 가는 곳에 미국 상품이 팔린다”고 하며 하며 1930년대 이미 문화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었으나, 21세기 한국의 협상단은 여전히 문화에 대한 무지함을 드러내고 있다.

즉, 한국의 문화는 시간이 갈수록 다양성이 아닌 미국자본에 의한 획일화된 형태가 될 것이고, 더불어 한국의 문화산업이 축소되면서, 국내적 다양성까지 무너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런 문화분야의 붕괴가 한국사회에 미칠 파급효과들은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4.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과 한미FTA

캐나다는 GATS의 서비스 분과협상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보존하고 증진하고자 하는 국가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특별히 고안된 새로운 국제기구가 설립될 때까지는, 문화정책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방해가 되는 어떤 서약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는 개별 공동체 구성원의 삶의 가치, 생활 방식, 정서 등이 종합적으로 함축된 것이다. 언어를 매개로 생산되는 문화상품은 사회구성원의 생활양식과 정체성 형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한국 정부의 올바른 선택과 문화에 대한 의지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 한국의 문화계와 시민사회 등이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 한국정부의 태도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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