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 "꿈은..하늘을 날으는 거에요"
얼마전 강호동이 진행하는
무릎팍도사에 김건모가 나왔던 적이 있었다.
시종일관 농담만을 주고받던 김건모는
꿈이 뭐냐는 질문에
하늘을 날으는 거라고 대답했다.
모두들 농담으로 생각하며 웃자
김건모는 대답했다.
어릴 때 우리는 될지 안될지 전혀 기대도 못하면서
꿈이 뭐냐고 물으면 대통령, 과학자 등의 대답을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꿈에 대해,
돈을 많이 버는 것, 집을 사는 것 등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꿈이 아니다.
그냥 목표일 뿐이다.
나도 꿈에 대해 다른 가수들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노래를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꿈이 아니라 목표일 뿐이다.
그냥 삶의 목표.
꿈은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라고 했다.
사실 그의 대답은 그다지 논리적이지는 않다.
어린 아이들도 꿈이 하늘을 날으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가능성이 있는 것과 불가능한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말장난이고
어떻게 보면 자신을 포장하는 일종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신비주의 전략이기도 하다.
나의 꿈
나는 이 방송을 보기
약 2주일 전에
점심을 먹고 나오다 영화산업노조 위원장으로부터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형각씨는 꿈이 뭐에요?"
나는 "이상형이 뭐에요?"라는 질문과
똑같은 대답을 했다.
"꿈 같은 거 없는데요"
"뭐 하고 싶고 그런 거 없어요?"
"음..그런 건 아닌데...."
옆에 있던 국장님이 "그럼 뭐 먹고 살려고?"
그러자 더 말문이 막혀버렸다.
"......."
혼자생각 '어..그건 꿈이 아닌데'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
사실 그 때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냥 하루 하루 열심히 사는거죠.
순간순간 하고 싶은 건 바뀌는거고..
뭐..물론 목표같은 건 있겠지만,
저에겐 하나를 향한 뚜렷한 목표는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그냥 현재 제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그런게 제가 하고 싶은 거에요.
너무 자주 바뀌는..
그래서 뚜렷한 꿈같은 건 없어요.
제가 지금 여기서 일한지 1년이 다 되었지만,
2년전에 제가 지금 여기서 일하게 될지,
혹은 영화관련분야에서 일하게 될지,
그래서 위원장님과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될지,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세상은 자기가 목표했던 꿈이 이루어져서 즐거운게 아니라,
이런 상상도 못하는 일이 일어나 즐거운게 아닐까요?
어떤 꿈이 있고, 그것이 꿈이든 목표든 그것을 이루고 나면
삶은 다시 허무해질 것 같아요.
사람들은 다음 꿈을 향해 나아가겠지만,
우리가 삶에서 즐거운 건 그 목표를 이루어서가 아니라
그 목표를 이루어지는 과정,
즉 하루하루 살아가는 과정일지도 몰라요.
그럼에도 꿈, 혹은 어떤 최종의 목표를 정해놓는 건
오히려 제 삶을 불행하게
혹은 삶의 많은 가능성들을 제한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어떤 사람들은 영화감독, 최고의 의사, 대통령, 과학자, 스포츠 스타를 꿈꾸어
그 꿈을 향한 피나는 노력을 통해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꿈을 가지지 못하는 나는
도대체 삶의 비전이나 목표도 가지지 못하는
매우 한심한 인간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그렇게 생겨먹은 인간인걸,
뭔가 한가지를 이루기 위해 다른 걸 포기하고 그걸 위해 노력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 한가지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그리고 저는 한가지를 위해 집중할 수 있는 혹은 노력할 수 있는 성격도 못 되는 것 같아요.
이것도 잘하고 싶고, 저것도 잘 하고 싶고,
조금 잘하게 되면 또 다른 게 눈에 들어오는 인간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꿈이 없는 저 자신이 한심하다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순간순간 필요한 노력들을 하면서
내가 그때그때 이루고 싶은 것들을 위해 노력하면서 살거에요.
그럼에도 하지 못하는 말
아마도 나는 그 자리에서
이렇듯 길게, 혹은 유창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엇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그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이 이야기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너무 느끼하게만 느껴졌기 때문에,
가끔 어떤 말을 하면 사람들이 많이 웃고 좋아할텐데,
혹은 좋아할텐데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럼에도 그런 이야기들을 말로 하지 못한다.
입밖으로 도저히 나오지가 않는다.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그래서 이렇게 글로서
이미 철 지난 이야기들이나 궁시렁거리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生活의 發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