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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活의 發見

생애 첫 하프코스를 2시간3분에 완주하다


형각, 생에 첫 하프코스 2시간 3분에 완주해

지난 14일 일요일 천안 독립기념관앞에서 열린 제3회 이봉창 의사마라톤 대회
하프코스(21.095km) 경기에서 우리의 윤형각 선수는
마라톤 커리어 2번째이자 하프코스 첫 도전을
2시간 3분 36초 44의 나쁘지 않은(첫 도전으로 더할나위 없는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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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인지점(아래의 주황색 카펫)을 앞에 두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 2411번 윤형각 선수. 아래에는 한겨레 마라톤에서 기념품으로 준 좀 부끄러운 타이즈를 입고 있다.




경기실황

친구랑 아침부터 컵라면을 사 먹어서 그런건지,
긴장감이 몰려와서 그런건지
는 모르겠으나 출발선에 서자 속이 미식거려 온다.
몇 번의 헛구역질을 했고,
출발직전에서야 겨우 속이 진정되었다.

하프코스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긴 거리로
대회의 메인이벤트답게 초대손님 다섯명의 동시 "땅" 소리와 함께 출발.

나는 2시간 기록의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뛰기로 결정했다.
한데 뛰다보니 이들의 페이스가 생각보다 느린 것 같아
2시간 페이스 메이커 앞에서 간격을 최대한 벌려놓은 채 뛰기로 생각을 바꾸어
그들을 앞질러 나가기 시작했다.
초반엔 여유가 넘친다.
4km... 이미 1/5 정도를 지나왔는데도 하나도 힘들지 않다.
이 페이스만 계속 유지하면 뭔가 될 것 같다.
근데 조금씩 오르막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오르막길도 그냥 길이려니 가볍게 생각했는데, 이 오르막길이란게 장난이 아니다.
숨이 가빠오고 너무 힘들어진다.
어떤 사람들은 오르막길이 나오자 아예 뛰지 않고 그냥 걷는다.
뛰어야지 뛰어야지를 속으로 외치며 열심히, 죽을똥살똥 뛰었다.
근데 문제는, 오르막길을 다 오르고 나니 힘이 쭉 빠져버렸다.

그렇게 오르막길을 오르고 짧은 내리막길을 지나, 다시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며
6km 쯤에 이르자 드디어 왕복 4차선의 넓은 도로가 펼쳐진다.
근데 이 도로가 시작하자마자 또 약간의 오르막길이 나온다.
평소같으면 오르막이라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의 경사지만
죽을 지경이다.
마라톤에서 오르막이란게 이렇게 죽을 정도로 힘든 건지 처음 느꼈다.
갑자기 몬주익의 언덕에서 기적을 일궈냈던 황영조가 생각난다.
난 그를 생각하며 열심히 뛰었다.
천안 삼거리의 기적을 기대하며..

그러나 기적도 잠시...
짧은 내리막길 뒤에 다시 경사가 꽤 있는 오르막길이다.
할 수 없다.
나도 힘을 빼지 않기 위해 걷는 수 밖에.
걷는 동안 뒤따라 오던 주자들이 나를 힐끔힐끔 보며 추월해나간다.
좀 쪽팔려도 할 수 없다.
여기서 힘을 다 빼버리면 나머지 거릴를 뛸 수 없기 때문에..
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다시 내리막길.
오르막길에 비하니 내리막길은 그저먹기다.
속도를 조금씩 낼까 하다가 나중에 부담이 될 게 염려되어
평소 속도로 얌전히 달린다.
전혀 힘이 안 든다...좋아!

이렇게 첫 번째 반환점(7.42km)을 돌자 조금씩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다.
드디어 10km를 지나고. 아직까지 여유 만만이다.
이젠 조금씩완주에 대한 자신감까지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냥 이 속도로 몇 시간이고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편하게 걷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그것보다는 조금 힘든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굉장히 편하고 여유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그런데 13km쯤부터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14.97km의 마지막 반환점을 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 나의 뒤만 따르던 2시간 페이스메이커들이 나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나를 추월해버리자
불안해지며, 페이스를 놓치고 말았다.
정신적으로 굉장히 불안해지며, 체력고갈까지 와버렸다.
할 수 없다.
17,18km지점부터는 걷다가 뛰다가가 반복되었고,
골인지점이 가까워지는데도 이건 도저히 힘이 없어서 뛸 수가 없다.

결국 그렇게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드디어 골인.

나름 결승점에 있을 카메라를 의식하여
두 주먹을 불끈지며 앞으로 힘차게 나가며 결승점을 밟았으나
이 명장면은 타이밍 포착 실패로 날아가버렸다.
사신사 아저씨는 생각보다 출반선 조금 앞에 있었던 듯 하다.


소감 및 앞으로의 계획

Q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나요?
A 첫 도전이라 많이 긴장했는데.몇 번의 연습을 거치면서 자신감을 얻어서 그 때 느낌으로 그냥 자신감있게 뛸려고 노력했구요

Q
두 번째 마라톤 대회 출전이자 하프코스 첫 도전에서 완주한 소감은요?
A 너무 기쁘구요. 뿌듯해요. 원래 달리기는 자신있었는데, 첫 도전에서 그것도 2시간 3분대의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통과하게 돼서 너무 기쁘요.
 
Q
앞으로의 계획은?
A 생각해봐야 겠지만, 겨울 동안 하프코스를 2-3번  더 한 다음에 내년 3-4월쯤에는 풀코스에 한 번 도전해볼 생각이구요. 그리고 내년 10-11월에는 sub-3(풀코스 3시간 이하)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훈련일지(총 5회)

#1회차-약 3주전
 :무리하다가 2km도 채 못뛰고 포기
  ->자신감 완전 상실로 거의 포기상태

#2회차-약 2주전
 :10km정도를 뛰었는데, 집에서 하루종일 앓아누움.
  ->자신감은 약간 회복했나 여전히 굉장히 회의적인 상태.

#3회차-약 1주전
 :비가 간간이 내리는 가운데 조금은 힘겹게 4km 주파
  ->여전히 회의적임

#4회차-대회 4일전
 :같이 참가하는 친구와 함께 5-6km를 뛰다가 걷다가 했는데, 훨씬 가뿐해졌다.
  ->드디어 훈련의 성과가 나타나고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함.

#5회차-대회2일전
 :약 6km를 아무런 힘들이지 않고 가뿐하게 뛰어다님.
   ->훈련의 성과가 완전히 발현되고 자신감 회복하나 여전히 걱정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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