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상담을 한 번쯤 받아보는 건 어떨까?"
약 1-2년 전에 친구들을 만나면
이런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요즘은 이걸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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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이런 글은 조심해서 써야할 것 같다.
나의 이런 글을 보고,
'저 정신나간 놈은 공상에 빠져서 혹은 쓸데없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안 되겠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우리 엄마는
'제발 쓸데 없는 생각좀 하지 마라'
고 댓글을 남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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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은
흔히 "돌+아이"들만 가는 곳인줄 알았다.
때로는 푸코 아저씨의 『광기의 역사』를 떠올리게도 한다.
(읽어볼려는 시도만 많았을 뿐, 아직 30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던.)
하지만 대학을 다니며 느꼈던 것은
이 세상엔 누구나 조금씩은 정신병을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였다.
프로이트 아저씨의 책을 읽고
내 꿈을 스스로 분석해보며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다.
군대에서는
이런 생각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가지고 때리고 갈구고 계급을 과시하며 괴롭히는 모습들을 보며
'밖에서도 저 사람은 저런 모습이었을까?
어떻게 정신나가지 않고서는 저런 행동들을 할 수 있을까?'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이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80% 이상의 인간(정확히 말하면 남자)이 심각한 정신병에 걸린 것 같았다.
이러한 사람들은 제발 결혼을 안 했으면..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인간들과 결혼해서 살게 될 80%의 여자들을 생각하면 측은했다.
하지만 요즘와서 드는 생각은
그런 80%의 인간들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 80%가 옳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이해하지 않고서는 이 미친 세상을 살기가 쉽지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80%의 나머지 20%도, 그리고 나 역시도
이 80%와 크게, 별반 다르지는 않다는 생각 또한 든다.
그렇게 된 것이 성장과정속에서의 트라우마였던, 억압이었던
우리 모두 반쯤은 미쳐서 살고 있는 것 같디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옛날보다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해진
하지만 그럴 수록 더욱 소외된 현대사회에서는
더더군다나 일테다.
인간은 이성 뿐만 아니라 감성 혹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 감성 혹은 감정은 아마도 외부의 자극을 통해 발생하고
내부의 자체 메커니즘을 통해 형성될 것이다.
근데 문제는 그 외부의 자극이 균등하거나 균질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상되거나 균등한 자극이 발생할 때는 문제가 없겠지만,
예상되지 않는 불균질한 자극이 수없이 발생할 것이며,
이 자극에 의해 인간들은 각각의 불균질한 감정 혹은 감성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이처럼 뭔가 왜곡되고 모순으로 가득차 있는 사회의 자극은
당연히 인간또한 뭔가 왜곡되고 모순으로 가득차 있는 존재로 만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왜곡되고 모순으로 가득차 있는 인간들이
서로에게 서로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외부자극을 질서정연하게 받아들일만큼
인간의 내부 매커니즘이 탁월한 거 같지는 않다.
이런 사회에서 인간들이 정신병에 걸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하고 싶은 말은,
어짜피 인간은 다 미쳤기 때문에
내가 정신과 병원을 찾는 것이
정신나간 짓만은 아니라는
내 옹호를 할려다 보니
서론이 너무 길었지만,
여전히 정신병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깰 자신은 없기때문에..
아무튼,
나는 요즘 정말로
"정신과 상담을 한 번 받아보는 게 어떻까?"
라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
"왜?"
냐고 묻는다면,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한 번쯤 나의 27년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27년 동안 쌓여왔던 '광기'를 한 번쯤은 풀어줘야 할 것 같고,
최근들어서 뭔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어딘가에 꽉 막혀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도 많이 들고,
뭐..그 정도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고
근본적이거나 완벽하게 수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만약에 그렇게 해결된다면 인생은 진짜 재미없어질 것이다)
그래도 내 인생에서 뭔가 Turning Point 정도는 되지 않을까?
나랑 계속 만나야 하는 친구나 주변 사람들이 아닌,
제 3자를 통해 내 부끄러운 모습들을 솔직하게 눈물흘리며 털어놓고
내 모습들을 좀 더 나 스스로 객관적으로 관조하며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한 가지 문제는
나도 정확한 금액은 아직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이 굉장히 비싸다는 점이다.
뭐...그래도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수 있다면
돈이 무슨 문제이겠는가?
하지만, 뭔가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 같다는 확신은 없다는 거.
그래서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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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마다 글을 발행하겠다고 했는데,
하다보니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스스로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괜히 블로그 때문에 스트레스 받거나 부담감 느끼며
살고 싶지는 않다..
는 생각이 들어 이번 주부터 그냥
예전처럼 그냥 생각나는 대로 수시로 글을 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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